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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은 정말 훌륭한 가수이고, 작곡가이다. 그의 노래는 90년대 우리의 감성을 그 누구보다 잘 다듬어줬고, 또 누구보다 서정적으로 우리의 마음을 담아냈다. 나는 아직도 내게 죽어라 휘파람을 연습하게 만들었던 '이층집 소녀'의 환상을 잊지 못하고, 전화기 속에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외치던 그가 차마 공중전화 속에 넣지 못하고 손에 꼭 쥔 채로 남아있는 '동전 두 개뿐'의 아린 마음을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다.
그래서 깐족대고 보약이라면 목을 매는 치질 전문가 윤종신을 TV에서 보는 일은 가끔 나를 괴롭게 한다. 그도 생활인이지라고 인정하면 그뿐이라지만, 가슴에 뭔가 무너앉는 느낌은 떨칠 수가 없어서 되도록 피하고 싶다.
그리고 오늘 그가 아직 잃지 않은 감수성과 서정을 다시 만났다. 세월이 흘러 동전 두 개로 쓸 수 있는 전화기는 찾기 힘들어졌지만, 그는 여전히 고백하지 못하는 그와 그 여자의 마음을 참 잘 이해하고 있다. 무너앉은 가슴 한켠이 다시 조심스레 일어난다. 아.. 노래는, 참 좋은 거다. 기타도 좋은 것이고. 윤종신도 참 좋은 사람인가보다.
말하지 말아요,
몇 마디 쉬운 말들로.
한 번 흩어지면,
다시 모을 수 없으니까요.
듣지 않을래요,
난 너무 떨려요.
다시는 볼 수가
없을지도 모르잖아요.
혀 끝 앞에서 맴도는 그 말.
차마 말하지 못하죠.
사랑해 그대만을 사랑해왔죠.
며칠째일까,
거울 속 빈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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