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파업을 적극 지지한다.


한나라당은 미디어법을 직권 상정했고, 민주당은 상정이 안 된 거라며 반대하고, MBC노조는 총파업을 선언했고, SBS노조는 곧 지원하겠다고 하며, KBS노조는 조용하다.




고작 한 줄로 정리되는 이 짧은 문구에 얼마나 많은 변화가 일어날지 감도 안 잡힌다.

미디어법은 곧 방송장악법이고, 방송장악법은 곧 독재받들기법이다. 매체의 힘은 얼마나 무서운가. 민주화며 정보화가 나름 이루어졌다는 이 나라에서 아직도 80년 광주 민중 항쟁은 현재진행형이다. 광주 근처를 제외한 곳에 사시는 나이 많으신 분들은 아직도 광주에서 간첩이 활동했다고 믿고 있다. 매체의 힘이다. 마차를 끌고 달리는 말이 옆을 보지 못하고 그저 앞만 보게 만드는 안대처럼, 현대인들은 매체에 의해 인도되고 있다.

그 나이 많으신 분들조차 이 정부에 대해 반감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파업'이라는 두 글자만으로 경기를 일으키시기는 마찬가지다. '파업'은 왜 대한민국에서 금기어가 되었는가? 역시 매체의 힘이다. 모든 파업 보도에서 매체는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만 반복했다. 뭘 요구하는지, 그 요구가 정당한지 부당한지 따위는 모기소리로 왱왱댈 뿐이었다.

그 매체를 만들고 보도하던 노조에서 파업을 한다. 물론 지금까지 파업에 대해 왜곡된 모습을 보였던 그 매체와, 지금 파업을 하겠다고 나서는 노조가 동의어는 아니다. 그러나 파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만들어낸 데 책임이 전혀 없다고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해법은 두 가지다. 파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든지, 현재 만들어진 인식도 고려하면서 파업을 하든지. 난이도나 성취 가능성, 파급효과 등을 고려한다면 전자를 지향하면서 후자로 진행하는 수밖에 없다.

왜곡된 정서와 인식이라 할지라도, 이른바 '국민정서'를 무시할 수는 없다. 실체와 의도를 안다면,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악법에 맞서 싸우는 일이라고 해서 마냥 쉽다고 생각했다가는 큰코 다친다. 적들은 교활하다. 적들은 힘을 가지고 있다. 적들은 상식대로 맞서지 않는 과감성도 가지고 있다. 현명하게 대처하자. 우직한 파업 진행과 동시에, 가능한 모든 통로로 파업의 정당성, 악법의 부당함을 알리는 전술이 필요하다.

MBC노조여. 힘을 내기를. 그대들이야말로 이 난잡하고 패악하기 그지 없는 2009년 대한민국 정치판도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세력이다. 현명한 파업을 적극 지지한다.


by 작고슬픈나무 | 2009/02/25 22:28 | 뉴스 서핑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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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역전의파이널 at 2009/02/26 17:18
자동검색 타고 왔습니다.

신문 같은 데서도 늘 파업으로 피해가 어쩌니저쩌니 하다 보니 사람들이 파업을 싫어하는 경향이 강해진 듯 합니다. 주로 메이저 신문이라는 조중동 같은 동네에서 이런 경향은 특히 강하더군요.
(뭐 몇몇 동네는 실제로 파업하면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하지만요)
Commented by 작고슬픈나무 at 2009/02/26 18:31
조중동이 메이저로 불리는 시대가 언제까지일지, 4년만 어떻게든지 견디면 되는 이 정부에 비해서 참 아득합니다.
문득, '시민이기를 파업'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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