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2월 20일
삶의 색깔 (1) - 쌀, 차

나는 짝지와 둘이 살기 때문에, 밥을 자주 할 필요가 없다.
한 번 하면 아무리 빨리 먹어도 사흘이 걸리며, 일주일씩 밥통에 밥이 남아있을 때도 있다.
밥을 한 번만 하는 일도 별로 없다. 한 번 해서 위생 비닐 봉투에 나눠 넣어 얼려두고, 또 한 번 밥을 한다.
그러면 2주 가량은 밥을 안 해도 된다.
그렇게 먹는데도 쌀은 잘 없어진다. 이유를 알 수가 없다.
그래도 밥은 아주 좋게 지어먹는다.
진안 농민회에서 열심히 사는 대학 선배에게 산 우렁이 농법 흰 쌀 반, 잡곡 반, 거기다 처가에서 보내온
대두, 소두, 팥, 완두콩...
그렇게 섞어 세 번 씻고 나니..... 어찌나 투명해 보이던지. 찍고 싶은 충동을 이길 수 없었다.
그렇게 일단 한 컷 담고 나니, 또 하나 머리에 떠오르는 것.

설록차에서 만든 녹차 중, 요 근래 들어 사먹기 시작한 장미 녹차.
그동안 내가 먹어본 차로 말할 것같으면,
녹차는 대학 시절 학교 앞 사람 세상의 작설차로 시작해서 보성 산지에서 직접 산 우전, 세작, 마트에서 살 수 있는 온갖 종류의 티백 녹차, 오설록의 녹차들.
커피로도 맥심이나 로즈버드는 차치하고 아도르를 비롯한 온갖 종류의 믹스, 원두는 역시 마트에서 살 수 있는 원두 중 아라비카 종이 기반인
서너 종류의 원두, 브랜드로는 덩킨, 고메 커피, 맥 커피, 탐과 탐, 할리스, 이름 모를 숱한 원두 커피 가게들,
거기다 중국에서 지인이 사온 계왕차, 처남이 사온 용정차, 짝지가 연애할 때 사준 얼 그레이 등등.
그러니까 '차 좀 먹어봤다면 먹어본' 사람인데.
적어도 녹차만으로 만든 '단일 녹차'가 아닌, 다른 걸 섞어 만든 '혼합침출차' 중에는
단연코!! 최고의 경지를 과시하는 차이다.
색과 맛이 평균을 약간 상회하지만, 녹차의 맛을 지나치게 떫게도 지나치게 연하게도 만들지 않으면서
이렇게 장미의 향을 완벽히 살려서 녹차와 조화를 시킨 차는 여지껏 본 적이 없다.
첫 모금부터, 두어 달 지난 지금의 마지막 모금까지 실망은 전혀 없는 차. 최고다.

# by | 2008/02/20 20:06 | 사진과 함께 멈춘다 | 트랙백 | 덧글(2)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녹차에 얽힌 가슴 아프고 배 아픈 사연이 하나 있는데... 나중에 한번 써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