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영훈씨의 명복을 빕니다.
이문세의 입을 빌려 세상을 따뜻하게 했던 그의 선율과 노랫말들이 이제 다시는 새로 만들어질 수 없다니...
소녀, 휘파람, 사랑이 지나가면, 난 아직 모르잖아요, 붉은 노을........
내 10대와 20대를 채워주었던 그의 노래들에 진 빚을 이제 어떻게 갚아야 할 지.
한 곡 한 곡 떠올릴수록 속에서 무언가 끓어오른다...
왜
왜들
다 가나................................
옛사랑을 처음 듣던 그 때. 하루, 아니 그 후로 몇 달간 그 노래 한 곡에 빠져 살았다.
너무 좋았다. 다른 생각은 아무 것도 안 났다. 너무 너무 좋았다.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았고, 들어도 들어도 슬펐다.
부디.. 좋은 곳에..
'80년대를 넘어오면서 그가 대중 음악에 끼친 공로는 역시 이문세로 대표되는 '80년대 식 발라드'를 창조한 것이다.
하지만 단 '한 곡'을 위해 나머지가 들러리가 되는 앨범 작업 풍토를 개선한 점,
이범희 이후로 희미해져가던 작곡가의 힘을 다시 인식시킨 것 역시 빼놓아서는 안될 것이다.
지운(trajanus1126@naver.com)님의 글에서 발췌
"이 노래를 만들고 한동안 노랫말을 쓸 수 없었다. 이보다 나은 노랫말을 쓸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해서였다."
- 어느 라디오 인터뷰, 이영훈
이영훈씨를 만난 지 10년이 된다.
그는 혼자 곡을 쓰고 있던 아마추어 피아니스트였고, 나는 세번째 앨범을 준비하는 별로 성공하지 못한 가수였다.
그가 쓴 <소녀>를 연습실에서 듣고 그만 반했다. 그건 기존의 가요도 팝도 아닌, 처음 듣는 것이었다.
그때 나는 이 음악이 대중적이진 않다고 생각했다. 그
런데 거기엔 전율할 만한 아름다움이 있었고, 조르주 무스타키의 발라드 샹송이나 레오나드 코헨의 팝 발라드처럼 노랫말이 시 그 자체였다.
그렇다면 우리 둘이 만족할 수 있는 음악을 하자, 적당한 장르는 발라드다, 그렇게 결론을 냈다.
내게는 3집, 이영훈씨에게는 데뷔 작이 되는 85년의 앨범 <난 아직 모르잖아요>는 1년의 공동작업을 거쳐나온 것이었다.
(한겨레, 이문세 인터뷰 1995년. 출처:이문세의 마굿간)
‘슬픈 사랑의 노래’는 이영훈 스스로 “내가 가장 사랑하는 곡이고 내 생에 다시 작곡하기 힘든 곡”이라고 여기는 노래다.
86년 시작해 6년 만에 멜로디를 완성했고, 96년에야 가사를 붙였다.
이영훈은 “곡의 모티브가 아름다운 반면 그 성격이 단순하고 강해 후렴부를 만들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 경향신문, 백승찬
“제가 작곡가로서는 독선적인 스타일이에요.
그때 스물네살이었는데, 한 2, 3년 같이 하니까 코치하고 운동선수처럼 편해졌어요.
다른 가수 연습시키는 게 귀찮기도 했구요.”
이씨는 “그렇다고 이문세씨가 부른 노래에 다 만족한 것은 아니었다”며 웃었다.
“편안하게 가사를 말하듯이 옮겨주는 부분과 파워풀한 가창력은 만족했지만, 정서적인 표현 부분은 불만족스러웠어요.
특히 〈붉은 노을〉처럼 빠른 곡에서 제 리듬을 못 타고 응원가처럼 부르는 것은 불만이었죠.”
한겨레 인터뷰, 이영훈
옛 사랑
참 오랜만에 글을 쓴다.
잘들 지내지?
가끔씩 들어와 한참씩 있다 가곤 하지만 글을 쓸게 없어서 말이야.
그런데 내가 4월 이후로 몸이 많이 아펐는데...
만 일년만에 시드니 집에 가서 몇일 쉬고
어제 서울에 왔어. 모든게 꿈만 같아. 사는게.
그리고도 앞으로 치료를 더 받아야해.
많이들 궁금해 하고 걱정하는것 같아서 얘기해 주는거야. 하고 싶지 않은말.
어쨌거나 이번 앨범의 첫번째 판은 예전 같이 감수를 세세히 못했지만
사람들이 들어보고 정성과 노력은 이해하는것 같아.
두번째 앨범에선 이번에 못 보여준 아쉬웠던 부분을 다 보여주려고 .
신곡도 포함해서.
사실 그동안 내가 찍어논 하늘 사진도 앨범에 넣으려 했는데. 몸이 아프니
있는 자료도 못쓰고. 글 한줄 넣는것도 힘들더라.
그 동안 못한일 열심히 하려고.
뮤지컬 완성하고,
CCM Festival.
옛사랑 두번째 앨범 녹음
등등
모두들 내 생각나면 기도해주길 바래.
이번 앨범은 내 음악의 일부이고 시작이야.
음악산.
Music Mountain.
잘들 지내. 사랑하고. 사랑하고.
(2007-12-07 17:05) - 홈페이지


덧글
우리 나이 또래는 다 그렇겠지만, 이영훈 씨가 만들고 이문세가 부른 노래를 들으며 사춘기를 맞이했었지.
광화문, 종로, 덕수궁 돌담길.... 나도 자주 지나다니는 곳이지만,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무언가가 있어.
다시 옛사랑같은 노래를 만날 수 있을까.